[연예계 병특 파문①]연예인 병역 파문에 분노하는 사람들

  • 등록 2007-06-01 오전 10:40:51

    수정 2007-06-01 오후 4:18:49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연예인 병역 비리 파문이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가수만 7명이 병역특례 비리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미 혐의가 확정돼 편입취소 방침이 내려진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또 연예인이야"식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복무만으로는 약하다"며 "형사처벌 조항도 마련해야 한다"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과연 연예인 병역 비리 무엇이 문제이고 과연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각계각층의 생각과 문제점, 해결책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편집자주>
 
 
한국사회에서 병역 문제만큼 파장이 크고 민감한 사안도 없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일단 '병역비리' 사건이 터지면 다 함께 흥분부터 하고 본다. "내 아들, 오빠 동생, 남자친구는 현역으로 군에 입대해 고생하는데..."라는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면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할 길이 없어진다.

요즘 시끄러운 병역특례 파문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도 냉담하기 그지없다. 의혹을 받고 있는 연예인들에 대해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부분의 가슴속 정서는 '부와 명예를 손에 쥔 이들이 병역혜택까지 받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지나친 특혜'라는 것이다. 특히 평범한 서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냉정히 말해, 군대를 좋아서 가는 사람은 없다. 국방의 의무는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로 모든 국민이 같이 짊어지고 가야 하는 공동의 책임이다. 이 부분에 있어선 그 누구도 반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유독 연예인, 사회고위층 인사의 자제 등 특수 계층의 사람들만큼은 편의적인 수단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매 번 병역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돈 많고, 빽 있는 사람들'만 줄줄이 걸려드는 현실만을 봐도 그렇다.

게다가 연예인은 공인이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들의 부족한 책임의식은 그들을 사랑한 대중에게 크나큰 상처를 안긴다. 또 많은 사람들에게 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경계되어야 마땅하다.

◇ 가수들은 왜 정보처리 기능사를 선호할까.

사실 최근 병역 특례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들의 경우를 살펴보면 위법 여부를 떠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쉽지 않은 구석이 적지 않다. 

검찰 조사를 앞둔 싸이의 경우 미국 버클리 음악대학을 중도 휴학해 고졸 학력 소지자로 분류됐다. 그는 정보처리 기능사 자격을 취득하고 모 IT업체에서 병역특례 복무를 했다.
 
일반적으로 고졸학력 소지자는 기능사, 전문대 또는 4년제 2학년 이하는 산업기사 또는 해기사, 졸업자 또는 4년제 4학년 이상의 학력 소지자는 기사 또는 해기사 자격증을 소지해야만 병역특례자로서의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일단 싸이는 병역특례자로서의 최소한의 자격조건은 갖춘 셈이다. 이는 이번 병역특례 파문에 함께 연루된 젝스키스 멤버 김성훈, 이재진 등도 마찬가지였다. 

병역특례요원 선발의 기준이 되는 자격증 중 정보처리 기능사는 상대적으로 취득하기가 수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속된 표현으로 "며칠 반짝 벼락치기만 해도 쉽게 딸 수 있다"고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 알려져 있다.

다른 자격증은 취득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어렵사리 취득했다고 해도 병역특례 요원으로 선발되기가 쉽지 않다. 서울대 출신 A씨는 "전공도 IT계열에 졸업 전 정보처리 기사 자격증까지 취득했지만 받아주는 병역특례업체가 없어 결국 현역으로 군에 입대를 해야 했다"며 산업기능요원 선발의 어려움을 소개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산업기능요원을 희망, 신청하는 업체는 한 해 8000여곳이다. 하지만 병무청은 병역특례요원을 매년 4500명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산업기능요원을 희망하는 군 입대 예정자는 넘쳐난다. "산업기능요원으로 선발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말도 무리는 아니지 싶다.

◇ "자격증 가진 명문대 전공자도 어려운 산업기능요원 , 왜 연예인은 쉬워요"

최근 IT업체에서 병역특례복무를 마친 직장인 B씨는 "특히 요즘 IT업계 자리가 씨가 말랐을 정도"라며 "어떻게 바쁜 연예 활동으로 전공기술 또한 제대로 터득할 시간이 없었을 연예인이 쉽게 IT업체 산업기능요원에 선발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B씨는 "최근 연일 터져나오는 연예인 병특 관련 비리에 착착함을 금할 수가 없다"며 "그로 인해 병역특례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선의의 피해자만 생겨나고 있다"고 병특 비리에 연루된 연예인들을 책망했다.

당초 병역특례 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나라의 일꾼을 경제발전을 이룩하는데 대체해 사용하자는데 있었다. 병역특례복무라고 해서 모두가 다 편안하고 쉬운 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일부 산업기능요원의 경우에는 손가락이 잘리는 등 산업재해를 입는 경우까지 있다.

병역특례제도는 73년 경제국가의 산업육성을 위해 최초 도입된 군 복무 대체 제도로 정부는 비전 2030 인적자원활용 전략에 따라 2012년 병역특례제도를 전격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공익근무요원제도 또한 2008년부터 20%씩 단계적으로 감축하다 같은해 폐지된다.

병무청 홍보팀의 곽유석 사무관는 "병역특례제도가 당초 도입 취지에 맞게 경제 발전에 기여한 부분도 분명 있지만, 형평성 논란을 비롯 제도 악용 사례가 빈번해 문제가 되어 왔다"며 "그런 부작용들 때문에 병역특례제도를 폐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이를 두고 "제도를 악용하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실제로 산업현장에서 복무를 해 나라에 도움이 될 일꾼들만 손해를 보게 생겼다"며 "이런 상황에 병역특례 비리 연예인들도 분명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자정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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