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신에 대처하는 여배우들의 자세

  • 등록 2008-01-10 오후 3:18:46

    수정 2008-01-10 오후 3:21:09

▲ 양조위와 탕웨이의 파격적인 베드신으로 화제가 되었던 이안 감독의 '색,계'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200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지난해 11월 개봉한 이안 감독의 ‘색,계’는 무엇보다 양조위와 탕웨이의 파격적인 정사 장면으로 화제가 됐다.

이안 감독은 후반 20여분의 베드신을 통해 인간과 인간의 소통과 단절의 고립감을 육체의 언어를 통해 표현했다는 평가와 함께 영화의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이를 소화한 양조위나 탕웨이 역시 베드신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자신들의 연기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는 않았다. 영화의 주제의식을 표현하기 위해 베드신이 꼭 필요했고 혼신을 다해 이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 베드신 필요성 인정하지만 생각은 천차만별

그러나 남녀 배우가 서로의 알몸을 드러내야 하는 베드신은 아무리 연기자라해도 쉽지 않은 촬영이다. 특히 여자 연기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대중들의 관심은 여배우의 전체적인 연기보다 그 배우가 얼마나 노출을 하고 얼마나 섹시한 모습을 보여줬느냐에 쏠리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베드신도 작품에서 요구된다면 필요하다고 인정은 하면서도 이에 대한 여배우들의 태도와 생각은 천차만별이다. 
 
▲ 전지현(사진=김정욱 기자)

1월 하순 개봉을 앞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로 2년여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전지현은 7일 열린 영화 제작발표회에서 베드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한마디로 훗날 자신의 아이들이 보고 놀랄까봐 베드신 촬영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전지현은 “배우는 배역을 위해 맞춰 살아야 한다. 외적인 변화에 있어 부담은 없다”면서도 “나중에 제 자식들이 내 영화를 보고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아직 잘 모르겠다”고 베드신의 부담감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지난해 ‘용의주도 미스신’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마친 한예슬도 베드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한예슬은 “내 스스로도 베드신을 예술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다는 판단이 서면 마다치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색,계'와 같은 영화의 여자주인공 제의가 들어왔다면 어떻게 했겠느냐는 질문에는 “‘색,계’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를 아직까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거절했을 것이다”며 “여배우가 벗어야 진정한 배우로 거듭난다는 말이 꼭 절대적인 말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최근 한국영화에서 화제가 되었던 베드신은 양윤호 감독의 스릴러 ‘가면’에서 오프닝을 장식했던 김강우와 이수경의 베드신이었다. ‘하늘이시여’와 ‘며느리 전성시대’ 등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수경이 드라마에서의 이미지와 달리 베드신을 감행했던 것.
 
이수경은 “영화의 전개상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며 “처음에 촬영할 때는 긴장되고 떨렸는데 막상 화면으로 보니까 괜찮은 것 같다"고 첫 베드신 촬영 소감을 담담하게 말했다. 

◇ 베드신 연기 위해선 극한의 정신력 필요

2007년 안방극장 최고의 화제작 '태왕사신기'로 TV드라마에 처음 출연했던 문소리는 한국 영화계에서 변신을 주저하지 않는 대표적인 연기자로 꼽힌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으로 데뷔한 문소리는 이후 ‘바람난 가족’과 ‘오아시스’, ‘여교수의 은밀한 비밀’ 등을 통해 파격적인 변신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특히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에서 은호정 역을 맡은 문소리는 황정민과의 베드신에서 정사 장면은 물론 전라노출까지 소화했다.

문소리는 9일 방영된 MBC '황금어장'의 인기 코너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베드신이 있으면)사실 부끄럽다. 밥도 안 넘어간다"고 베드신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은 뒤 “수치심을 이기려면 극한의 정신력이 필요하다. 집에 혼자 있을 때 옷을 벗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베드신의 노하우를 전했다.
 
▲ 문소리(사진=김정욱 기자)


문소리는 “베드신은 사전에 정확한 콘티와 방향 설정이 있어야 한다”며 “촬영 전 서로 정확히 합의한 그대로 해야 (배우가) 영혼에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해 준비 없는 베드신은 배우들의 마음에 상처를 안길 수 있음을 강조했다.  

베드신이 들어간 시나리오가 적지 않게 들어온다는 한 여배우는 “아직 한국의 여배우들에게 베드신은 감내해야할 위험성이 높다”며 “베드신이 들어갔을 때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야한 영화로만 평가받는 경향이 짙고 인터뷰를 할 때에도 베드신에 관한 질문만 쏟아진다”고 지적했다.

베드신이 들어간 영화를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고는 여배우들의 자유다. 그러나 단순히 베드신이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시나리오를 거절하는 여자 연기자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영화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문소리와 함께 전도연은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베드신 소화로 배우의 영역 넓힌 전도연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자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은 90년대 초반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했을 때 귀엽고 발랄한 신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를 통해 청춘스타의 이미지를 굳힌 전도연은 1999년 정지우 감독의 ‘해피엔드’로 불륜에 빠진 유부녀 역을 과감하게 연기해 배우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당시 주진모와의 파격적인 베드신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해피엔드’의 베드신이 전도연의 발목을 잡거나 배우 이미지에 타격을 주었다는 평가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해피엔드’를 계기로 전도연은 연기세계의 폭을 넓혔고 배우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게 됐다.
 
지난 해 여자 톱스타를 기용해 영화를 촬영했던 영화사의 한 관계자는 “여배우들에게 베드신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며 “하지만 연기자란 결국 극중 어떤 모습이라도 연기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베드신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지만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는데 단지 노출이 과하다는 이유로 베드신을 애초부터 거부하는 여배우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조언했다. 
 
▲ 전도연(사진=김정욱 기자)



▶ 관련기사 ◀
☞이수경 “첫 베드신 예쁘게 나와 만족”
☞[포토]손예진, '김명민과 베드신 너무 재밌었어요~'
☞한채영 "베드신...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지금사랑'의 엄정화 "베드신? 거의 격투같은 느낌으로"
☞윤계상-김하늘 "베드신 촬영 때는 18세, 편집은 15세"

 
▶ 주요기사 ◀
☞'태사기' 김미경, 주현 며느리로 시트콤 도전... '코끼리' 캐스팅
☞'우생순', 감동 통해 관객에 던지는 질문 "당신 생애 최고 순간은?"
☞장혁, 여심 녹인 근육질 상반신... '불한당' 홈피에 사진 공개
☞'뉴 하트' 지성, 日 '하얀거탑' 이토 히데아키와 조우
☞JYP 새 선수 주(JOO), 11일 공중파 데뷔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