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 인물탐구]'눈물 많은 남자' 최수종...그와의 감성 토크

  • 등록 2008-01-28 오후 5:29:51

    수정 2008-01-28 오후 5:31:16

▲ 최수종

 
[편집자주] 브라운관을 호령하던 대조영 최수종이 1년3개월여의 대장정을 마치고 재충전에 들어갔습니다. 20여년의 연기자 경력을 통해 청춘스타에서 대조영 장군의 카리스마를 지닌 국민배우로 성공적인 변신을 일궈낸 천생 배우 최수종. 그 놀라운 변신의 힘은 세상을 바라보는 그만의 예의 따뜻한 시선에서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솔직하고 반듯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국민배우' 최수종의 일과 사랑, 그리고 가족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아내(하희라)와 '어거스트 러쉬'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대조영'이 끝난 후 최수종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최근에 재미를 붙인 일은 아내와 함께 극장 데이트를 즐기는 것. 하루가 멀다 하고 하희라 그리고 자신의 일을 돌봐주는 매니저와 함께 극장을 찾는다.

◇요즘 최고의 낙은 아내와 함께 영화보기

"'어거스트 러쉬'를 보는데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어요. 어느 순간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서로 '휴지 줘 봐' '휴지 좀 주세요' 그러면서 봤어요. 네팔 다녀오면 조니 뎁이 출연한 '스위니 토드'도 함께 보기로 했죠. 집사람이랑 제가 조니 뎁의 팬이거든요."(웃음)

사실 이날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최수종은 하희라와 영화를 보러 갈 계획이었다. 'P.S 아이러브 유'라는 할리우드 로맨스 영화다. 한류 잡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통에 시간이 다소 지연돼 아쉽게도 아내 하희라만 극장에 보냈다.

물론 아이들과도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아내, 아이들과 시간을 갖는 것도 봉사활동을 하고 난 이후의 일이다. 최수종은 요즘 봉사 활동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모처럼만의 휴식, 맘편히 쉬고도 싶을 텐데 최수종은 여전히 바쁜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네팔에 봉사활동을 다녀오면 아이들 방학 마지막 주를 맞게 되요. 그래서 2박3일 정도 시간을 내 국내 어디라도 여행을 좀 다녀올까 생각하고 있어요. 눈도 좀 보여주고 싶고 스키도 가르쳐 주고 싶고 물놀이도 함께 하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아버지로서의 애정이 짙게 묻어나는 얘기였다. 아이들은 아마도 '대조영'이 얼른 끝나기만을 간절히 바래왔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렸던 아빠는 다시 봉사 활동에 바쁘니 아이들로부터 원망도 꽤 들었을 법했다.

"큰 애가 엄마한테 '대조영'도 끝났고 방학인데 아빠랑 같이 자면 안 되냐고 그러더래요. 처음엔 아빠가 네팔에 가는 것도 좋아하질 않더라고요. 하루는 엄마가 '너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아빠와 엄마가 밥도 주고 보살펴주지만 네팔에 있는 아이들은 아빠가 가지 않으면 굶어죽을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대요. 그랬더니 큰 애가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는 '아빠, 네팔에 잘 다녀오세요' 그러더라고요. 또 한 번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 최수종


◇'눈물' 많은 남자 최수종

최수종은 아이들한테도 고맙다는 표현을 서슴치 않는 아빠였다. 작은 일에도 감사해하고 감동받고 눈물을 보인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최수종이라는 이름 앞에는 '눈물 많은 남자'라는 수식어가 더해졌다.

"눈물이요? 많은 건 사실입니다. 지금껏 살면서 과분할 정도로 많은 덕을 보면서 살았어요. 그에 비해 전 모자란 게 너무 많고요. 그래서 그런 게 다 눈물로 표현되는 것 같아요. 하희라씨도 눈물이 참 많아요. 텔레비전 보다가 슬픈 장면이 나오면 둘이 똑같이 울어요. 얼마 전에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함께 했는데 둘이 우느라고 한 두 시간이면 끝날 것을 4시간 동안 녹음했어요."

최수종 하희라 부부는 지난해 11월 KBS 1TV '수요기획'의 '유미·자니:나에게 천사가 왔네' 편을 내레이션 했다. 난소암 말기 선고를 받은 한국인 아내에 대한 미국인 남편의 눈물겨운 사랑을 전한 다큐멘터리였다.  
 
최수종이 이제껏 세상을 살면서 가장 많은 눈물을 쏟았을 때는 바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였다.
 
"그때 몇 날 며칠을 울고 술도 마시고 그랬던 것 같아요. 돌아가신 게 슬펐다기보다는 저를 끝까지 책임져주지 않은 것에 대한 원망이었다고나 할까요. 제가 아빠가 되고 나서야 알았어요. 그때 제가 얼마나 철이 없었는가를요. 요즘은 시간이 나면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와 대화를 해요. 얼마 전에도 아버지 산소를 찾아가 '상 탔다고, 고맙다'고 인사를 드리고 왔어요. 살아 계셨더라면 참 좋았을텐데요."

최수종은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대조영'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대조영' 촬영 기간 중 밥을 입에 대지 않을 만큼 열정을 불태운 작품이다. '대조영'으로 안방극장의 채널을 고정시킨 것은 물론 대상까지 거머쥔 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예전에는 진실한 연기자가 되는 것이 목표였죠. 이제는 연기에 대해서도 가정에 대해서도 내 것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 마음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 그리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아름다운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사진=김정욱기자)
 
 
최수종 "부부는 닮는다더니...아내 하희라와 제가 바로 그래요"
 
 
최수종은 소문난 애처가다.  인터뷰 중에도 아내 하희라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문득 최수종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의 얼굴에서 하희라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관상 보시는 분들이 부부는 닮는다고 하잖아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결혼한 순간부터 생활 패턴이 같아지기 때문이죠. 좋으면 같이 좋고 슬프면 같이 슬프고 부부애가 좋으면 좋을수록 닮아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만큼 감정을 공유하는 일이 많은 부부인 듯했다. 물론 그 바탕에는 남편 최수종과 아내 하희라의 끊임없는 노력이 깔려 있다. 그래서 이들 부부는 살면서 더욱 더 닮아간다.  
 
"어느 가정보다 대화를 많이 하는 부부예요. 서로에게 문자하고 편지하고 격려해주는 일도 많죠. '대조영' 하는 동안 하희라씨는 아이들 챙기는 일을 비롯해 물심양면으로 저를 많은 부분에서 외조해줬어요. 덕분에 전 집 걱정 없이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요. 이젠 제가 아내를 도울 차례죠. 저도 하희라씨를 보고 있으면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웃음)
 
최수종 "당위성 있다면 주인공 아니어도 좋다"
 
"당위성 있다면 주인공 아니어도 당연히 한다."
 
안방극장으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최수종도 작품에 있어선 수동적인 입장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작품은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연출자든 시청자든 누군가에 의해서 선택을 당하는 입장이죠. 지금 대조영 같은 역할을 하다가도 언제 주인공의 아버지 역할을 하게 될지 모를 일이죠."
 
국내 연예계는 할리우드와 달라서 40, 50, 60대 배우들은 주류에서 밀려나게 마련이다. 그나마 사극 또는 시대극에서 중견 배우들에 대한 대우는 나은 편이지만 현대극에서 중견 배우들이 조명받기란 하늘에서 별 따는 일만큼이나 쉽지 않다. 제 아무리 자기관리에 철저했다고 해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고 불로장생하는 배우는 없다. 최수종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배우라면, 배우라는 직업을 평생의 업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주인공의 아버지 역할도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위성만 있다면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악역이어도 괜찮고 마땅히 할 생각입니다. 일흔 살이 될 때까지,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할 수 있다면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이 길을 걸어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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