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의 성과...한국 드라마 세 가지 타성 극복

  • 등록 2007-07-20 오전 9:20:32

    수정 2007-07-20 오후 12:14:44

▲ SBS 드라마 '쩐의 전쟁'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19일 보너스 라운드 4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SBS 수목드라마 ‘쩐의 전쟁’(극본 이향희, 연출 장태유)은 높은 인기와 함께 적지않은 성과도 거두었다.

무엇보다 한국 드라마들이 갖고 있던 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보인 점은 높게 평가할만 하다. 한국 드라마들은 오랫동안 남녀간의 사랑이나 가족애 또는 성공스토리라는 한정된 소재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쩐의 전쟁’의 큰 소재는 사랑이나 화려한 성공이 아닌,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사채를 다루었다. 또한 ‘쩐의 전쟁’은 돈을 모으는 것이 성공이라는 통념에 도전을 했고,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광고주와의 관계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 사회 치부, 사채에 대한 접근

‘쩐의 전쟁’의 주요 소재는 사채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사채업에 종사하거나 사채를 쓴 사람이다.

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한 많은 사람들이 사채를 사용하고도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했다. 그만큼 사채는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 중 하나였고 터부시될 만한 소재였다. 그래서 ‘쩐의 전쟁’이 시작하기 전 ‘소재로 인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채라는 소재는 ‘쩐의 전쟁’을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로 올려놓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새로운 소재에 흥미를 보인 시청자들도 많았고 사채의 피해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여기에 극 초반 사채의 피해자였던 금나라(박신양 분)가 사채업에 뛰어들어 악덕 사채업자 마동포(이원종 분)를 상대로 벌인 활약은 과거 사채를 쓴 뒤 빛 압박에 시달렸던 피해자들에게도 통쾌함을 안겨줬다.

30대 후반의 한 직장인은 “20대에 사채를 이용한 뒤 높은 이자율 때문에 한동안 고생하면서도 이를 숨기느라 전전긍긍했다”며 “금나라가 비록 사채업자가 됐지만 마동포를 궁지로 몰아가는 장면에서 속이 시원했다”고 말했다.

◇ ‘돈≠성공’, 돈의 의미에 대한 도전
 
과거 드라마들은 대부분 돈을 성공의 척도로 그렸다. 주인공이 사랑과 돈 사이에서 갈등하는 드라마는 많았지만 성공의 잣대가 돈이 아닌 드라마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쩐의 전쟁’에서 돈은 성공,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많은 돈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더욱 돈에 집착하는 사채업자들의 모습을 통해 돈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했다.

금나라가 사금융의 이상적 모델인 블루엔젤 대표가 돼 해피엔딩이 되는 듯했던 본편 마지막에서 마동포로부터 폭행을 당해 쓰러지는 장면은 돈이 많다고 반드시 행복과 성공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보여줬다.

이를 통해 ‘쩐의 전쟁’은 돈을 행복의 척도로 믿고 어쩔 수 없이 돈 벌이에 파묻혀 살아가는 요즘 시대의 시청자들에게 돈의 의미를 한번 쯤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 광고주에 대한 도전

방송사의 주요 수입원이 광고인만큼 광고주는 웬만하면 건드려서는 안될 존재다.

그러나 SBS는 ‘쩐의 전쟁’ 방송에 맞춰 ‘사채와 대부업은 다르다’는 이미지 메이킹을 노린 대부업체들의 광고 제안을 적잖이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 제작사인 이김프로덕션도 주요 수입원이 될 수 있는 대부업체의 PPL(방송간접광고)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됐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보너스라운드 마지막에는 연 60%가 넘는 대부업체의 살인적인 이자율을 명시하면서 대부업의 문제점을 조명했다.

더구나 ‘쩐의 전쟁’이 방송되는 내내 논란이 됐던 것이 ‘무이자’를 외치는 대부업체 광고의 적절성 문제였다.
 
결국 이 드라마가 방송되는 기간 중 방송광고자율심의기구는 ‘30~40일 무이자’라는 표현을 담은 대부업체 광고 카피를 ‘대출이자 ○○일 면제’라는 식으로 변경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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