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눈물방송' 그후 “관심에 감사...무명 개그맨들에게도 기회를”

  • 등록 2007-11-22 오전 10:57:20

    수정 2007-11-22 오후 1:15:18

▲ 개그맨 김경민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자고 나니 떴다.’ 이 말만큼 개그맨 김경민의 최근 상황을 잘 설명하는 말도 없을 듯 하다.   
 
지난 주말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개그맨 김경민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17일 방영된 SBS 예능프로그램 '라인업'에서 그가 보여준 뜨거운 눈물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 결과다.
 
김경민은 신인 개그맨이 아니다. 지난 1992년 SBS 공채 1기 개그맨으로 방송과 연을 맺었으니 올해로 방송 16년차. 하지만 그는 지난 몇 년간 철저히 무명으로 살아야 했다. 공중파 방송에서 소위 고정 프로그램을 맡아보지 못했던 까닭이다.
 
이경규와 김용만이 진행하는 SBS ‘라인업’으로 ‘호기심 천국’ 이후 5년 만에 공중파에 고정적으로 얼굴을 비추게 된 김경민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여러 가지 감회가 밀려들었다.

방송에서 눈물을 흘린 것도 그래서였다. 친구에 대한 믿음으로 자신을 추천해준 김용만의 우정이 고마웠고 모험을 무릅쓰고 카메라 앞에 다시 서게 해준 제작진이 감사했다.
 
지난 1년간 김경민은 가족력인 당뇨로 인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고 일정치 않은 수입은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장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했다. 한때 삶을 포기할까 하는 못난 생각을 다 했을 정도다.   
 
그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났다. 고등학교시절부터 친구였던 김용만의 우정이 담긴 편지는 웃겨야 하는 개그맨 김경민의 울음보를 터트렸다.

20일 오후 이데일리 SPN과 만난 김경민은 “그저 얼떨떨하다”며 불과 며칠 만에 달라진 사람들의 관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요즘 연예인들이 가장 이루고 싶어하는 검색어 1위에 올랐다고 하자 “컴맹이라 검색어 1위가 어떤 의미인 줄 잘 모른다”면서도 “이런 기회를 통해 무명이기 때문에 힘든 다른 연예인들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고 겸손해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었기 때문일까. 김경민은 무명 개그맨들의 애환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 보였다. 김경민은 "그래도 내 상황은 좀 나은 편"이라며 "과거 방송을 통해 얼굴은 알렸으나 이후 기회를 얻지 못해 좌절하고 방황하며 참담한 일상을 이어가는 개그맨 선후배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고 반문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저 보다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다구요. 그런데 마치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무명생활을 했다는 식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종종 민망할 때가 있어요. 그래도 저는 맡고 있는 고정코너가 없었다 뿐이지 지상파나 DMB 방송에 틈틈이 얼굴을 비출 수는 있었거든요.”

김경민도 예전보다 한층 치열해진 방송국간 시청률 경쟁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률이 보장된 몇몇 스타들만이 오락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는 현실도 누구보다 정확히 꿰뚫고 있다.
 
김경민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무명 또는 신인에겐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 하는 최근 방송가의 풍토다. 김경민은 “출연진이 열명이라면 다섯 명 정도는 새로운 얼굴로 채워주면 좋을텐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더라구요”라며 씁쓸해 했다.  
 
김경민 역시 지난 5년간 '기회'를 잡기 위해 숱하게 방송국 문턱을 드나들었다. 하지만 기회는 늘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졌다.

“이렇게 시청자들의 주목을 갑자기 받게 되니 살짝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여기서 제대로 잘하지 못하면 저같은 처지의 다른 개그맨들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히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저의 경우가 모범사례가 돼 다른 무명 개그맨들에게도 방송 출연 기회가 차츰 늘어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김경민은 한 컷의 개그를 위해 요즘 새벽까지 잠을 못자고 아이디어를 짜내고 구상을 한다고 했다. 그 노력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청자들은 개그맨에게 웃음을 요구하지 그 웃음의 과정을 알려고 하진 않는다.

김경민은 “개그맨이 웃음을 안겨주지 못하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크게 웃다보면 눈물이 나는 것처럼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안겨드릴 수 있는 개그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정욱 기자)

▶ 관련기사 ◀
☞김경민 “고교시절 동네친구 용만이의 따뜻한 우정에 눈물”
☞김경민 “당뇨 있지만 일상생활 문제없어...걱정마세요~”

 
▶ 주요기사 ◀
☞MKMF 논란, 가수 소속사간 감정싸움으로 번지나
☞'색즉시공2' 홍보물 선정성 이유 잇단 심의불가 판정
☞미스코리아 김사랑, '왕과 나'의 승부수 어우동 낙점
☞'사랑을 놓치다' 설경구-송윤아, 두터운 동료애 과시 눈길
☞'태사기' 6회 연속 30%대 기염 불구 0.2%포인트의 아쉬움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대한민국 3대 도둑 등장
  • 미모가 더 빛나
  • 처참한 사고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