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강한 여자의 유혹에 빠지다

  • 등록 2007-11-30 오전 9:49:36

    수정 2007-11-30 오전 10:03:10

▲ 김윤진, 손예진, 전지현, 김혜수(시계방향)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힘 있는 여자들이 스크린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박진희 주연의 '궁녀'를 비롯해 '세븐 데이즈' '열한번째 엄마' '싸움' '용의주도 미스신' '뜨거운 것이 좋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 '무방비도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등 2007년 하반기와 2008년 상반기 개봉 영화들을 살펴보면 과히 충무로에 우먼파워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강한 여자, 스크린을 '접수' 하다

그중에서 '세븐 데이즈'와 '열한번째 엄마' '용의주도 미스신'은 각각 김윤진, 김혜수, 한예슬을 원톱 주연으로 내세웠다. 지금까지 여배우를 원톱으로 기용한 작품은 많지 않았다. 성공한 작품들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제아무리 이름값 높은 톱스타라 하더라도 여자배우들은 그간 무수히 많은 작품들 속에서 남자배우들의 부수적인 역할만을 도맡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배우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작품들이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미녀는 괴로워'와 '밀양' 이후 여배우들의 스크린 진출은 양적, 질적으로 초고속 성장 및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김아중 원톱 주연의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66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 10위를 차지했고 전도연은 영화 '밀양'으로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14일 개봉한 김윤진 주연의 '세븐 데이즈'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집계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개봉 2주차에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충무로에 신선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 여배우 원톱 주연 붐, 영화산업 위축과도 무관치 않아  

단순히 스크린을 점령한 여배우들의 양적 증가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인물상들이 지금의 스크린을 가득 메우고 있다. 수동적이지 않고 적극적인, 연약하지 않고 강한 여성들이 인기다.

'세븐 데이즈'에서 김윤진이 연기한 유지연은 승률 100%의 냉혈 변호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 문소리 김정은 김지영 조은지의 역할은 핸드볼 선수, '무방비도시'에서 손예진이 연기한 백장미는 국제적인 소매치기 조직 '삼성파'의 리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서 전지현이 맡은 송수정은 휴먼다큐 PD다. 이들이 연기하는 변호사, 핸드볼 선수, 소매치기, PD와 같은 직업들은 인물들의 강하고 거침없는 성향을 쉽게 짐작케 한다.
▲ 문소리, 김정은, 박진희, 김태희(시계방향)

뿐만 아니라 '싸움'에서 김태희가 연기한 유리공예가 윤진아는 남편 김상민(설경구 분)을 상대로 손발을 자유자재로 놀리며 폭력을 행사하고 '궁녀'에서 박진희가 연기한 내의녀 천령은 운신의 폭이 극히 제한돼 있는 궁녀임에도 불구하고 월령(서영희 분)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진실찾기에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러한 막강 여성들이 등장하는 영화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생순' '걸스카우트' '뜨거운 것이 좋아' 등 우먼파워를 내세운 작품들이 내년 봄까지 포진돼 있다. 다른 어느 때보다 여배우들의 스크린 진출이 활발하고 또 그러한 작품들이 인기를 더해가는 요즘이다.

이에 대해 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는 여배우나 이들이 맡은 캐릭터가 가진 매력보다는 영화 제작비와 관련된 외부적인 요인에서 그 배경을 분석했다.

정 대표는 "최근 충무로에 여배우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는 것은 영화시장의 투자 환경 위축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가 원활치 못하니 스케일이 큰 영화들이 만들어지기 어렵고, 그간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대부분 남성 중심적 스토리에 주인공 또한 남성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정 대표는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최근 영화 제작자들은 블록버스터 대신 내실 있는 영화를 만들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최근 여배우들의 스크린 진출 붐은 바로 이와같은 환경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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