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시대④]강호동-우승민-유세윤, '무릎팍' B급 캐릭터들의 ‘거침없이 혀차기’

  • 등록 2008-02-12 오전 11:54:33

    수정 2008-02-12 오후 12:37:53

▲ MBC '무릎팍도사'의 유세윤,강호동,우승민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MBC ‘무릎팍도사’는 꽁트의 외피를 입은 토크쇼다. 웃음의 포인트가 몸짓이 아닌 말에 있기 때문에 출연 MC들의 개인기보단 각 진행자들이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게스트들에게 질문을 유도하느냐가 관건인 프로그램이다.

‘무릎팍도사’ 제작진이 이에 선택한 것은 캐릭터들의 B급 감성이다. 강호동의 위압적이지만 약간 모자란 듯 한 콘셉트와 유세윤의 건방짐, 우승민의 냉소적이며 주위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마이너적인 캐릭터들이어야 남들이 격식따지며 몸사리느라 물어 보지 못하는 것들을 거침없이 끄집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무릎팍도사’ 강호동의 캐릭터는 다소 무식하게 그려지며, 고압적으로 게스트를 압도한다. 초대 손님에게 MC가 끌려가 게스트가 하고 싶은 말만 듣다 끝나는게 아니라, 게스트 입장에서는 좀 껄끄럽지만 남들이 궁금한 점을 질문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MC가 게스트를 어느 정도 압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강호동은 외모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하는 힘과 카리스마가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에 ‘무릎팍도사’ 에서처럼 게스트들을 몰아붙이는 진행을 할 수 있는 연예인은 강호동밖에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게스트들에게 난감한 질문을 주저 없이 찔러대기 위해선 강호동만의 ‘힘’이 프로그램에서 '약'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천하장사’ 강호동이 카리스마만으로 게스트를 몰아 붙이는 것은 아니다. MC의 힘은 상대방과의 이야기에서 주도권을 잡게 하기도 하지만, 자칫 지나치면 게스트를 위축하여 원활한 토크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강호동은 이에 ‘무릎팍도사’에서 카리스마와 동시에 애교라는 ‘극과 극’ 작전을 쓴다.

강호동은 ‘무릎팍도사’에서 게스트들이 질문에 대한 답을 회피할 때 눈을 껌뻑거리며 귀여운 표정으로 떼를 쓰거나 아양을 떨며 평소 자신의 카리스마에서 살짝 빠져나온다. 게다가 강호동은 육중한 몸에 어울리지 않는 색동옷을 입고 양 볼에 빨갛게 연지곤지까지 찍고 나온다.

‘무릎팍도사’ 제작진 임정아 PD는 이런 강호동의 캐릭터에 대해 “얼핏 생각하면 강호동이란 사람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무릎팍도사' 내에서 그의 캐릭터는 위압적이지만은 않다”며 “오히려 게스트들이 세트장에 와서 양 볼에 연지곤지를 찍은 강호동을 보고는 폭소하며 무장해제 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후줄근한 파란색 트레이닝복 차림의 조금은 신경질적인 우승민은 ‘무릎팍도사’ B급 캐릭터의 백미다. ‘올라이즈 밴드’란 인디 밴드 경력도 그러하고, 정제되지 않는 '날 것'의 이미지로 게스트 상황 따지지 않고 할 말 다하는 것이 새끼도사 우승민이다.

우승민이란 캐릭터가 프로그램에 선사하는 즐거움은 강호동과는 또 다른 뉘앙스의 질문과 게스트의 답변을 재치있게 받아치는 우승민의 ‘의외성’에 있다.

‘무릎팍도사’ 임정아 PD는 이에 대해 “보통 사람의 경우 A-B-C 이런 예상 가능한 식으로 말을 이어가는데 우승민은 A-B 다음엔 갑가기 Z가 튀어나오는 것 같은 식으로 예측불허의 말을 많이해 프로그램의 재미를 주곤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공중파와는 안 맞는다고도 볼 수 있으나 주류의 느낌이 아닌, 이런 마이너적 분위기가 강호동과 짝을 이루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건방진 도사’ 유세윤도 상식적이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자신보다 몇십년 연예계 선배임에도 아랑곳없이 선배 게스트들을 곤혹스러운 질문으로 코너로 몰곤 하는 유세윤은 예의의 파괴가 주는 과감함을 중무장한 건방진 캐릭터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토크쇼의 생명은 질문의 적나라함과 의외성에 있다. 하지만 동방예의지국인 한국, 게다가 선후배 간의 위계 질서가 분명한 연예계 시스템 하에서는 방송에서 상대방을 당혹스럽게 하는 질문 자체가 암묵적으로 금기시되곤 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안에서 ‘건방진 콘셉트’로 다시 태어난 유세윤은 ‘무릎팍도사’ 세트 안에서는 예의의 굴레를 벗어나 상대방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을 다 물어봄으로써 우리가 평소에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마치 존댓말 등 예의의 압박이 약한 미국 드라마에서 어린 아이가 어른에게 꼬치꼬치 캐묻고 따지는 풍경에서 한국 사람이 느끼는 신선함처럼 말이다.

‘무릎팍 도사’ 제작진은 유세윤을 두고 “사실 유세윤의 실제 성격은 이렇지 않다”며 “어떻게 보면 세 MC들 중 가장 프로그램에 맞게 만들어진 가상의 캐릭터”라고 했다. 제작진은 이어 “’무릎팍 도사’가 꽁트 토크쇼 포맷이기 때문에 꽁트를 이끌어 줄 사람이 필요했다”며 “그래서 연기력이 되는 개그맨을 찾다가 유세윤을 생각하게 됐고, 이에 건방진 콘셉트를 주문했다”고 건방진 도사의 탄생 배경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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