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구의 PD열전]연예인에 대한 선입견 깨는 '황금어장' 여운혁 PD

  • 등록 2007-10-22 오후 2:35:00

    수정 2007-10-22 오후 3:01:37

▲ 여운혁 PD(제공=MBC)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은 스타들의 치부가 될 수도 있는 과거사에 대해 거리낌 없이 질문을 던지는 ‘무릎팍도사’ 코너로 인기를 끌고 있다.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과거사라면 당사자에게 직접 질문을 하는 것은 스타가 아니더라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황금어장’ 연출자인 여운혁(39) PD는 생각이 달랐다.

“연예인들이 과거사에 관해 억울한 사연, 세간에 잘못 알려진 루머에 대해 당당히 밝히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갖고 있는 걸 봤어요. 또 일반인들은 잘못이 있어도 죗값을 치르면 그걸로 끝나지만 연예인들에게는 과거 잘못이 평생을 따라다니잖아요. 거기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이들도 고민하며 살아간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물론 아직까지 민감한 사안에 대한 질문을 한다고 해서 녹화 중 화를 내며 나가버린 게스트는 없다. 그리고 게스트들의 솔직한 이야기에서 시청자들은 그 연예인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을 버리고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

이를 통해 여운혁 PD는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 도그마를 깨는’ 자신의 목표를 이뤄나가고 있다.
 
▲ 여운혁 PD가 연출하는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 코너(제공=MBC)


◇ 연예인은 '딴따라'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연예인이 과거 잘못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대중 앞에 서는, 또 대중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인’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여운혁 PD는 연예인이 공인이라는 것에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연예인은 ‘딴따라’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의 ‘딴따라’라는 표현은 연예인을 비하하는 말이 아니라 학급 오락부장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사람 개개인이 잘 하는 일이 따로 있는 것처럼 연예인도 그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는 게 여운혁 PD의 설명이다.

“반장은 교사를 대신해 학급의 질서를 유지할 책임이 있으니 공인이죠. 하지만 오락부장, 응원단장을 공인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인기, 시청자들의 관심은 여전하지만 요즘 들어 ‘황금어장’이 과거와 달리 영화 홍보, 연예인들의 신변잡기 위주로 변질돼 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운혁 PD는 당당했다.

여운혁 PD는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 쇼’도 마찬가지예요. 책 저자가 자신의 책을 들고 나와 보여주는 경우도 있거든요. 토크 프로그램 게스트가 때에 따라 바뀌는 것이고 사람에 따라 대화 내용도 달라지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 예능 PD가 된 것은 '빗맞은 안타'

여운혁 PD는 자신이 예능프로그램 PD가 아니었다면 스포츠 PD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어려서부터 코미디와 스포츠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예능프로그램과 스포츠가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스타가 있어야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거의 대본에 짜여진 대로 방송되는 드라마와 달리 예능프로그램은 틀만 갖춰놓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도 스포츠와 닮았다는 게 여운혁 PD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그가 예능프로그램 PD나 스포츠 PD를 목표로 방송사 입사를 준비했던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해 미디어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PD가 뭘 하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아버지가 편찮으신 상황에서 결혼은 해야 하니 직장이 필요했고 그래서 MBC에 입사해 예능프로그램 PD가 됐다.

다행인 것은 입사해 놓고 보니 일이 적성에 맞는다는 것. 그리고 그는 ‘강호동의 천생연분’을 비롯해 ‘뉴 논스톱’, ‘코미디 하우스’ 등을 연출하며 스타 PD 반열에 올랐다. 때문에 여운혁 PD는 자신을 ‘빗맞은 안타’라고 표현했다.
 
▲ 여운혁 PD가 연출한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제공=MBC)

◇ 김밥, 떡볶이 먹으며 영양가 따지나. 예능프로도 마찬가지

여운혁 PD는 예능프로그램을 김밥과 떡볶이에 비유했다. 김밥과 떡볶이는 영양가를 따지지 않고 그저 허기가 졌으니 한끼 때우자는 생각으로 먹는 것처럼 예능프로그램도 부담 없이 편하게 보고 즐기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예능프로그램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돈이 없을 때는 김밥과 떡볶이도 소중한 것처럼 예능프로그램도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게 여운혁 PD의 지론이다. 여운혁 PD는 여기에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하는 만큼 모든 대중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고민을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여운혁 PD는 한동안 일본 프로그램 표절 의혹을 받기도 했다. 그때마다 여운혁 PD는 “난 일본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번 ‘PD열전’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여운혁 PD는 “2000년 이후 일본 프로그램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여기에 그는 자신이 남의 것을 그대로 베낄 만큼 주도면밀한 사람도 안되며 자존심이 세기 때문에 베꼈다면 사실을 밝히고, 그것도 패러디로 표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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