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드라마 결산①]'ㄱ'부터 'ㅍ'까지 2007 안방극장 키워드

  • 등록 2007-12-28 오후 12:45:36

    수정 2007-12-28 오후 4:04:18

▲ SBS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2007년 드라마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를 겪었다.

새로운 시도도 많았고 배우들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그 와중에 많은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한 드라마, 배우도 적지 않았다.

2007년 드라마계를 ‘ㄱ’부터 ‘ㅍ’까지 나눠 정리했다.

<ㄱ> 귀환 : 2007년에는 귀환, 즉 돌아온 연기자들이 많았다. 장혁, 박정철, 지성 등 군 복무를 마친 연기자들이 돌아왔고 개인적 사정으로 연기생활을 중단했던 오현경도 10년 만에 복귀했다. 장혁은 MBC ‘고맙습니다’, 지성은 MBC ‘뉴하트’, 오현경은 SBS ‘조강지처클럽’으로 각각 성공적인 귀환을 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CF에서 주로 활동하다 지난해 영화 ‘아파트’를 통해 연기를 재개했던 고소영은 박정철과 함께 SBS 드라마 ‘푸른 물고기’로 안방 귀환을 했지만 연기력 논란, 저조한 시청률로 씁쓸함을 곱씹었다.

<ㄴ> 내 남자의 여자 : 한동안 안방극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소재가 불륜이었다. 불륜은 방송의 윤리적 측면에서 늘 비판의 대상이 돼 왔고 지나치게 상투적인 설정으로 인해 소재로서 인기도 잃어가는 추세였다.

그러나 지난 4~6월 방송된 SBS ‘내 남자의 여자’는 달랐다. ‘내 남자의 여자’는 바람난 남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울며 매달리는 여성 대신 바람난 남편과 갈라서기로 마음먹고 당당히 위자료를 요구하는 아내, 친구의 남편과의 사랑임에도 거리낌 없는 여자 등 당당한 여성들을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했다. 여자 주인공인 김희애와 배종옥의 연기도 압권.
 
▲ KBS 1TV '대조영'


<ㄷ> 대조영 : 고구려 말기와 발해 건국까지를 다룬 사극으로 지난해 9월16일 첫 방송을 시작, 올해는 지난 23일 종영까지 1년 내내 3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KBS의 간판 역할을 했다. MBC ‘주몽’, SBS ‘연개소문’과 함께 고구려사극의 인기를 주도한 드라마. 특히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발해 건국기를 통해 국민의 자긍심을 높였다는 평가다.

<ㄹ> 로비스트 : 12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드라마.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무기 로비스트를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시청률에서는 참패.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 드라마인 MBC ‘태왕사신기’와 맞붙은 것도 악재였지만 시청률 경쟁에서 밀리다 무리수를 둔 탓인지 ‘대본이 산으로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극 전개의 중심을 잃었다. 결국 제작비, 캐스팅을 무시할 수 없지만 내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인정받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켜줬다.

<ㅁ> 멜로의 쇠락 : 불륜과 마찬가지로 안방극장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게 멜로드라마였다. 남녀의 사랑을 진중하고 감동적으로 그리는 멜로드라마는 분명 인기장르였다. 그러나 이제 식상해진 탓인지 수년 전부터 정통 멜로는 인기를 잃어갔고 2007년에는 더욱 심화됐다. 몇 작품 선보이지도 않았고 그나마 방송된 고소영, 박정철 주연의 ‘푸른 물고기’는 시청률 참패를 맛봤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못된 사랑’도 한류스타인 권상우와 이요원을 내세웠지만 역시 저조한 시청률에 시달리고 있다.

<ㅂ> 블록버스터 시대 : 1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드라마들이 제작되기 시작했다. 과거 드라마 제작비는 70분 분량 미니시리즈의 경우 회당 2억원 안팎. 그러나 올해는 제작비 430억원의 ‘태왕사신기’와 120억원의 ‘로비스트’가 선보였다. ‘태왕사신기’의 제작비는 회당 18억원 수준. 시청률에서는 희비가 엇갈렸지만 두 드라마는 웅장한 스케일과 내용으로 기존과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2008년에도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제작비 100억원의 블록버스터 드라마 ‘식객’이 방영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 SBS '왕과 나'와 MBC '이산'


<ㅅ> 사극 열풍 : 사극들이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지난해부터 방영된 MBC ‘주몽’, SBS ‘연개소문’, KBS 1TV ‘대조영’이 올해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주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방영분도 평균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주몽’과 ‘연개소문’이 종영된 뒤에도 MBC ‘이산’, ‘태왕사신기’, SBS ‘왕과 나’가 잇따라 방송을 시작하며 ‘대조영’과 함께 사극의 인기를 이어갔다. 사극들의 인기 경쟁 틈바구니에서 빛을 보지 못한 현대극이 속출할 정도였다.

<ㅇ> 의학드라마 : 의학드라마들이 전문직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었다. 1월부터 MBC ‘하얀거탑’과 SBS ‘외과의사 봉달희’가 인기를 끌었고 현재 MBC ‘뉴하트’도 인기몰이 중이다. 과거에는 전문직 드라마가 전문직 종사자를 주인공으로 하면서도 멜로드라마와 차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이들의 사랑이야기에 치중했던 게 사실. 그러나 올해 선보인 의학드라마들은 의사들의 치열한 삶, 리얼리티를 살린 수술 및 치료 장면 등을 통해 전문직 드라마의 진수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ㅈ> 쩐의 전쟁 : 지난 5~7월 방송된 SBS ‘쩐의 전쟁’은 사채라는 부정적 이미지의 소재를 통해 사회의 치부를 건드렸다. 새로운 소재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으며 사채의 피해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도 일깨워줬다. 재미와 함께 사회적 의미도 지닌 드라마였던 셈이다. 이 드라마의 방영시점에 맞춰 높은 이자를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체들의 과장광고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ㅊ> 추락한 스타들 : 많은 스타들이 안방극장에서 체면을 구겼다. 미녀스타 고소영은 ‘푸른물고기’로 9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지만 연기력 논란과 시청률 부진에 허덕였고 한류스타 권상우 역시 ‘못된 사랑’이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며 기대에 못미치는 상태다. 김현주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지만 출연작 KBS 2TV ‘인순이는 예쁘다’는 한자릿수 시청률로 씁쓸한 종영을 맞았다. 스크린 스타로 입지를 다진 장진영도 ‘로비스트’로 6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안방극장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MBC '커피프린스 1호점'

<ㅋ> 커피프린스 1호점 : ‘뻔한’ 트렌디드라마를 ‘뻔하지 않게’ 진화시켜 성공을 거뒀다. 남녀의 사랑을 ‘동성애’로 위장시켜 관심을 끌었고, 다소 무거운 소재임에도 쿨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다른 트렌디드라마처럼 주인공 남녀의 ‘신분 차이’가 존재했지만 이들의 사랑에 큰 장애요소가 되지 않은 것도 성공적인 차별화 요소. 인기가 시들해진 트렌디드라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셈이다.

<ㅌ> 태왕사신기 : 한국 드라마 사상 최고인 430억원의 제작비, 한류스타 배용준의 안방극장 복귀,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 등으로 숱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특히 CG는 진일보한 면을 보여주면서 ‘한국형 판타지 드라마’의 이정표를 세웠다. 시청률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현재는 일본에서 NHK 위성채널 BS-HI와 극장에서 팬들을 만나며 한류에도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 그러나 방영 시점이 수차례 연기되면서 비난도 적잖이 받았다.

<ㅍ> 편성전쟁 : 2007년에는 지상파 방송사의 편성을 받으려는 외주 제작사들의 경쟁이 유난히 치열했다. 외주 드라마를 담당하는 방송사 책임프로듀서들의 책상에는 편성을 받기 위해 제작사에서 보내온 시놉시스들이 수북이 쌓여있을 정도였다. 방송사 드라마국 관계자들은 한 시간대에 3~4편씩 후보들을 올려놓고 느긋하게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각 방송사들에는 드라마 방영 시간대가 정해져 있는 만큼 경쟁 끝에 편성에서 제외되는 드라마도 많았다.

▲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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