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 "잘못된 일은 바로잡아야 된다 생각했다" (심경고백 전문)

  • 등록 2008-01-29 오전 10:50:26

    수정 2008-01-29 오전 11:01:19

▲ 탤런트 송일국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여기자 폭행시비에 연루된 탤런트 송일국이 자신의 인터넷 팬 카페에 글을 올리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송일국은 29일 자신의 팬 카페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잡지사 프리랜서 여기자 김 모 씨와의 폭행 시비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송갤분들께'라는 제목으로 송일국이 남긴 해명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송갤 가족 여러분. 송일국입니다. 며칠 전만해도 저는 다음번 이곳에 남기는 글은 결혼 이야기나 앞으로의 제 거취 등 꿈과 희망이 가득한 글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허나 오랜만에 남기는 글이 이렇게 어두운 내용에 관한 것이 돼 죄송합니다.

여러분! 주병진씨 사건이나 뽀빠이 이상룡 선생님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두 사건 모두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떻게 됐습니까? 그 여기자 분 주장대로 '사과만 했으면 없던 일로 하려고 했다'는 일을 저는 왜 이렇게 까지 몰고 갔을까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깡패손자라 사람을 팬다고. '자기 할아버지 닮아 주먹이 센 가보지? 한 방에 6개월이 나오게' '효도르랑 붙으면 되겠네! 슬쩍 팔꿈치로 쳤는데 6개월이면' 미국에서도 '일국이가 사람을 팼다'며 전화가 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저 어릴 적부터 누누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잘하면 장군의 손녀요, 못하면 깡패의 딸"이라고. 그러기에 저는 더 조심하고 살았습니다.

저같이 대중의 인기를 업고 사는 사람들은 접촉사고를 당해 피해자 입장이어도 상대방이 큰소리치면 어쩔 수 없이 가해자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주몽 촬영 기간 중에 정말로 저는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멈춰있는 상태에서 후진하는 차에 받히고도 상대방이 큰소리로 우기는 바람에 어쩔 수없이 제가 죄지은 사람처럼 바뀐 적이 있습니다.

하물며 상대는 기자 분이고 더군다나 여자 분입니다. 저는 평소에도 “세상에서 제일 못난 사람이 여자 때리는 남자다!” 라고 얘기했습니다. 설사 고의가 아니었더라도 살짝 밀치기만 했어도 분명 사과를 했을 것입니다.

또 어떤 분은 말합니다. 그냥 인터뷰 해 주면 될 것을 왜 그렇게 피하다가 이런 일이 생기게 하냐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제 결혼상대를 소개해 준 사람이 기자분입니다. 그것도 다름 아닌 연예부 기자분입니다. 그럼에도 이 분은 저희 결혼 소식을 거의 다른 기자들의 기사를 통해 접해왔습니다.

저는 이분께 뭐라 말할 수 없이 미안하고 죄송한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상견례도 하지 않은 상태라 결혼에 대해 이분께 아직 뭐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인터뷰를 상견례 이후 결혼발표 공식 기자회견에서 하는 것 이외에는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저희를 맺어주신 그 고마운 기자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집 앞에서 그 문제의 기자 분과 마주치게 됐고 저는 그분을 피해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겁니다. 제가 아파트 현관 안으로 들어와서 현관문을 거의 다 닫을 때쯤, 그 기자 분이 현관문 바깥쪽에 도착해 문을 밀고 들어오려 하셨습니다. 저는 현관문이 닫혀 자동으로 잠길 때까지 문이 밀리지 않게 붙들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때 현관유리문 너머의 그 기자 분이 저를 향해 미소 지으면서 "그러지 말고 인터뷰 좀 하시죠, 일국씨!" 라고 하는 것을 보자 솔직히 좀 미안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위에 설명한 이유 때문에 인터뷰를 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그냥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10여분 후 그 기자 분은 다른 주민과 함께 현관문을 들어왔는지 이제는 저희 집 문의 벨을 누르며 제게 다시 한 번 인터뷰를 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죄송합니다' 되뇌면서 또 다시 무응답으로 인터뷰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가 흔들려 병원에 가고 있다. 정말로 황당했습니다. 옷깃이 스친 적도 없는데 이빨이 흔들린다니. 그리고 다음날 연락이 왔습니다. 전치 2주 진단 나왔다고! 진단서 끊어서 고소장 접수하겠다고! 며칠 후엔 뭐2주 뭐2주 뭐2주 해서 다 합쳐 전치 6주! 급기야는 전치 6개월의 진단이 나왔으니 사과를 하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전치 6개월이라면 사과만으로 끝날 수 있을까요? 도대체 왜 저럴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분이 원했던 것이, 정말 저의 사과였을까요? 저에게 잘못이 없음은 그분도 잘 알고 계실 테니, 그분이 진정으로 듣고 싶었던 말은 "잘못 했습니다"가 아니라 "기자님, 도대체 왜 이러십니까?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을 그만 두시겠습니까?"라며 저희 쪽에서 조용히 마무리 지으려고 손 내미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그 기자 분 판단에 제가 아무리 억울하고 당당해도 함부로 나오지 못 할 것이라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끝까지 가봐야 자기는 손해 볼 것이 없다.

‘송일국 여기자 폭행!’ 이 한 줄의 기사 제목만으로 저는 만신창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잃게 되는 건 뭘까요? 여러분 같으면, 불과 결혼을 두 달도 안 남긴 상태에서, 아직 공직자 신분이 확정되지도 않은 예비신부를 앞에 두고, 여자를 폭행한 사건에 휘말리고 싶겠습니까? 설사 휘말리게 되더라도, 맞고소를 함으로써 일을 더욱 크게 만들고 싶겠습니까? 일반적인 경우라도 위와 같은 위험을 감수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이미지로 사는 배우인 저는 이 사건의 진실이 뭐든 간에 일단 기사가 나가는 순간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타협하는 사람이었다면 억울하고 분해도 좋게 해결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배우지 않았습니다. 내가 억울해도 내 입신양명을 위해 타협하라고 배우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보십시오. 저는 이미 기사만으로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실명조차 거론되지 않습니다.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저는 이 일로 돌이킬 수 없는 이미지의 타격을 입게 되겠죠! 하지만 그래도 타협 할 수는 없었습니다.

설령 제가 이 일로 배우 인생이 끝나게 된다 하더라도. 저 같은 제2, 제3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올바른 취재를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시는 대다수 연예 기자분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저는 잘못된 일은 바로잡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사람이기에 실수도 많이 하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올바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제가 이 땅에 태어나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어이없는 일로 송갤 여러분께 걱정 아닌 걱정을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변치 않는 사랑이 올바른, 힘든 길을 가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송일국 드림


▶ 관련기사 ◀
☞송일국 "결혼 앞두고 여자 폭행 사건 휘말리고 싶겠나"...심경토로
☞송일국, 상견례 마치고 결혼 준비 박차..."결혼 2개월도 안남아"
☞송일국, 폭행 논란 여기자 형사 고소 29일로 하루 늦춰
☞송일국 측 변호사 "무죄 입증 결정적 증거 이미 확보"
☞송일국, 프리랜서 김모 기자에 20억 손해배상 청구 등 맞소송 준비

 
▶ 주요기사 ◀
☞유재석-노홍철 27일 태안서 자원봉사...몰래한 선행, 잔잔한 감동
☞박진영 “스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실력, 스타성, 열정”
☞루이뷔통 영상감독 손태영 미모 극찬...'세련된 얼굴, 표정 풍부한 미인'
☞토이 콘서트 암표 25만원..."사기 거래에 속지 마세요"☞가수 비, KBS와 손잡고 콘텐츠 사업으로 해외 공략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깜짝 놀란 눈…뭘 봤길래?
  • "내가 몸짱"
  • 내가 구해줄게
  • 한국 3대 도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